판의 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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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2006년 기예르모 델 토로가 각본을 쓰고 감독한 미국, 멕시코, 스페인 합작의 판타지 영화. 델 토로 감독의 최고작이라고 불린다. 1944년 내전이 막 끝난 시점의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소녀가 겪는 환상과 현실을 그리고 있다. 델 토로의 동료 감독인 알폰소 쿠아론이 제작에도 참여하기도 했다.
동화적이면서 기괴한 판타지와 파시스트 치하의 비극적인 전쟁이라는 서로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장르를 조화시킨 스토리와 독창적인 비주얼 및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더해져 찬사를 받은 델 토로의 대표작.
장르를 따지자면 판타지이지만 일반적인 오락 영화는 아니며, 동화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호러에 가까울 정도의 잔혹성이 엿보이는 작품. 스페인 내전 직후의 실상이 잘 드러나는 점에서 전쟁영화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개봉 당시 국내 배급사가 마치 나니아 연대기, 해리 포터 시리즈 같은 가족용 판타지인 것처럼 홍보하는 짓을 하는 바람에 한국 한정으로 저주받은 걸작으로 불리고 있다.
2019년 5월 2일 재개봉. 수입 담당은 엔케이콘텐츠.#
한글판 제목은 '판의 미로'이지만 작풍과 원제를 살리면 '판의 미궁'에 가깝다. 국내 개봉전 여러 언론들도 '목신[4] 의 미궁'이란 제목으로 소개했었고, 네이버에 목신의 미궁이라고 검색하면 여전히 판의 미로가 뜬다.
2. 예고편[편집]
3. 시놉시스[편집]
1944년 스페인, 내전은 끝났지만 숲으로 숨은 시민군은 파시스트 정권에 계속해서 저항했고 그들을 진압하기 위해 정부군이 곳곳에 배치된다.
‘오필리아’는 만삭의 엄마 ‘카르멘’과 함께 새아버지 ‘비달’ 대위가 있는 숲속 기지로 거처를 옮긴다. 정부군 소속으로 냉정하고 무서운 비달 대위를 비롯해 모든 것이 낯설어 두려움을 느끼던 오필리아는 어느 날 숲속에서 숨겨진 미로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을 “산이고 숲이자 땅”이라 소개하는 기괴한 모습의 요정 ‘판’과 만난다.
오필리아를 반갑게 맞이한 판은, 그녀가 지하 왕국의 공주 ‘모안나’이며 보름달이 뜨기 전까지 세 가지 임무를 끝내면 돌아갈 수 있다고 알려주면서 미래를 볼 수 있는 “선택의 책”을 건넨다. 오필리아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현실 속에서 인간 세계를 떠나 지하 왕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용기, 인내, 그리고 마지막 임무…
판의 미로가 다시 열리고,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진다!
4. 등장인물[편집]
- 오필리아/모아나 - 이바나 바케로
- 비달 - 세르지 로페즈
- 판, 페일 맨 - 더그 존스
- 카르멘 - 아리아드나 힐
- 메르세데스 - 마리벨 베르두
- 의사 - 알렉스 앵글로
- 페드로 - 로저 카사마요르
- 가르세 - 마놀로 솔로
- 세라노 - 세자르 베아
- 지하세계의 왕 & 여왕 - 페데리코 루피 & 아리아드나 힐
- 거대 두꺼비
5. 줄거리[편집]
쓰러진 여자아이의 숨소리로 오프닝이 시작되며, 다음과 같은 내레이션이 나온다.1944년, 스페인. 내전은 끝났지만 무장한 반군들은 깊은 산속에 숨어 파시스트 정권에 저항을 계속하고 있었다.
아주 멀고 먼 옛날 어느 거짓과 고통도 없는 지하 왕국이 있었고 그곳에는 인간 세상을 동경하는 공주가 살고 있었다. 공주는 푸른 하늘과 산들바람, 그리고 따스한 햇살을 꿈꿨다. 어느 날, 공주는 시중들을 따돌리고 지상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지상으로 나오자 강렬한 햇빛에 두 눈이 멀고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고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기억하지도 못한 채 추위와 질병 속에서 죽게 되었다. 그러나 공주의 아버지인 국왕은 공주의 영혼이 돌아오리라 믿고 있었다. 다른 몸을 빌어서라도, 어떤 경우라도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고, 국왕은 죽는 날까지 공주를 기다릴 것이다. 세상이 끝날지라도..”[5]
오프닝이 끝나고 배경은 1944년의 스페인으로 바뀐다. 이 당시의 스페인은 프란시스코 프랑코를 위시한 군사독재[6] 세력이 공화정부에 대한 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잡은 상황으로, 반(反) 군사독재 성향의 공화파 잔당들이 산간 지방에서 게릴라전을 벌이고 있었다.[7]
동화책 읽기를 좋아하는 감수성 풍부한 소녀 오필리아는 임신한 어머니 카르멘과 함께 새아버지 비달 대위가 있는 산간오지로 가고 있었다. 자동차를 타고 가던 중, 오필리아의 어머니는 몸이 안 좋은 듯 잠시 차를 멈춰달라고 하고 입덧을 하고, 오필리아는 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다 눈 모양이 새겨진 돌을 줍는다. 주변에서 본 돌 기둥에 이 눈 모양과 맞는 조각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눈 자리에 돌을 끼워넣자 대벌레를 닮은 큼지막한 곤충이 입 자리의 구멍에서 기어나온다. 오필리아는 이 곤충을 신기하게 쳐다보고 곧 차가 출발하자 다시 길을 떠나는데 그 곤충은 자동차 행렬을 쫒아간다.
군사독재 정권에 충성하며 공화파 반군을 잔인하게 진압하는 스페인 경찰[8] 장교로 악명 높은 비달은 회중시계를 들여다 보는데, 이 시계는 비달의 아버지가 물려준 것으로 아버지가 죽기 전에 자신이 죽는 시간을 표시하겠다며 깨뜨린 것을 수리해 들고 다닌다. 비달은 금이 간 데다 바늘도 움직이지 않고 톱니 바퀴 소리만 나는 이 시계를 틈만 나면 바라보면서 굉장히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시간에 대한 강박 관념과 아버지에 대한 컴플렉스로 보인다. 시간을 체크하며 카르멘과 오필리아가 제때 오길 기다린다. 비달은 피도 눈물도 없는 성격으로, 수염 한 톨 없음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면도를 하는 등[9] 지나치게 깔끔을 떠는 모습을 보인다. 면도할 때 축음기로 틀어놓는 음악의 가사도 '나는 불쌍한 죄수요'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데, 이는 후술할 의사 페레이라의 유언과 더불어 비달의 권위주의적 인간성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10]
카르멘은 임신중독증을 앓고 있는 몸으로 무리하게 장거리 여행을 한 터라 건강이 더 악화된 상태였다. 장거리 여행이 이미 허약한 상태였던 카르멘에게 무리임을 뻔히 알면서도 "아들은 아버지 곁에서 태어나야 한다"는 논리로 카르멘은 물론 그 딸인 오필리아까지 무리하게 산속에 있는 자신의 목조 저택으로 이사를 오도록 했던 것이다.
가부장적 마초이즘에 젖어있는 비달은 카르멘의 상태를 뻔히 알면서도 카르멘보다는 임신하고 있는 자신의 아들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비달은 태아의 성별에 극히 집착한 나머지 카르멘이 가진 자신의 아이가 아들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의사가 "어떻게 아들인 걸 아시는지…?"라고 물었을 때 가소롭다는 듯 웃고 지나가는 모습까지 보인다.[11] 이뿐만 아니라 얼마 후에 카르멘의 건강이 악화되자 "산모와 아들 둘 중 하나만 구해야 한다면 아들을 구하라"고 의사에게 지시할 정도였다. 아마 대를 이어 군인이 되어줄 아들을 낳고자 하는 열망이 그만큼 컸던 듯.
그는 의붓딸인 오필리아에게도 차갑기는 마찬가지라 도착한 오필리아가 인사를 건네도 대놓고 무시했을 정도였다. 오른손에 책을 들고 있던 오필리아가 왼손으로 악수를 청하자 손을 꽉 쥐며 "악수는 오른손으로 하는 거란다."라고 위협적으로 말한다. 뿐만 아니라, 비달은 아무 죄 없는 농민들이 단지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심하게 폭행하고 잔인하게 살해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파시스트였다.[12]
낯선 환경과 무서운 새아버지에게 위축된 오필리아의 마음은 당연히 쉽게 열리지 않았다. 카르멘은 오필리아에게 "네가 그분(비달)을 아버지라 부르면 좋겠다"는 소망을 비쳤지만 오필리아는 냉정한 비달을 두려워하며 자신의 죽은 친아버지를 여전히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13] 그런 오필리아를 비달의 하녀들 중 가장 젊은 메르세데스가 이모처럼 다정히 돌보아준다.
비달의 저택에 도착한 날 밤, 침대에 누워있던 오필리아는 저택에 도착하기 전 숲속에서 본 곤충과 다시 만나게 된다. 오필리아가 책 속에 나오는 날개 달린 소인 같은 요정의 모습을 보여주자 곤충이 요정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오필리아는 요정에게 이끌려 저택 부근의 큰 숲 속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발견한 지하세계로 가는 미로의 유적에서 그녀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의 정령인 판을 만난다.[14]
판은 그녀를 공주님이라 부르며 경의를 표하고 그녀가 지하 세계의 모안나 공주의 환생이라는 것, 그리고 아버지인 지하 세계의 왕은 아직도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오필리아가 다시 지하 세계로 돌아오려면 다음 보름달이 뜨는 밤까지 세 가지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며 그녀에게 그 임무를 지시하는 책을 건네준다. 다음 날 엄마 카르멘과 저택의 하녀들은 드레스를 입고 공주처럼 예쁜 오필리아의 모습에 감탄하지만 오필리아는 전날 밤의 일에 대해서만 생각할 뿐이다. 오필리아는 자신의 어깨에 공주의 증표인 달의 문양이 새겨져있음을 확인하고 들뜬 마음으로 몰래 책을 펴 자신의 첫 번째 과제를 지시받는다.
첫 번째 임무는 나무의 뿌리에 살며 무화과나무를 말라죽게 만들고 있는 괴물 두꺼비[15] 에게 마법의 돌을 먹여 그를 처치하고 그 뱃속에 있는 열쇠를 가지고 오는 것이었다. 나무의 생김새는 판의 뿔과 유사하다. 나무 안쪽에는 진흙 범벅 투성이며, 큼지막한 공벌레들이 돌아다니는데, 두꺼비는 이 벌레를 먹길 좋아하고 공교롭게도 이 공벌레들이 몸을 만 모습이 마법의 돌과 똑같이 생겼다. 오필리아는 기지를 발휘해 손 위에 마법의 돌과 몸을 만 벌레들을 올려 두꺼비한테 먹이고 뭣모르고 돌을 삼킨 두꺼비는 내장을 전부 토해내 죽고 만다. 오필리아는 열쇠를 챙기는 데 성공했지만 카르멘이 특별히 선물해준 만찬을 위한 예쁜 드레스를 진흙으로 심하게 더럽히게 된 데다[16] 임무를 수행하느라 만찬에 불참하고 만다. 화가 난 카르멘은 그 벌로 오필리아를 굶기지만 오필리아는 들떠서 배고픈 줄도 모른다.
그 후 오필리아는 다가온 요정에게 열쇠를 찾았다며 판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달라고 한다. 오필리아는 판의 미로로 가서 그 안의 마지막 문이라고 불리는 석상을 보게된다. 오필리아가 형상이 새겨진 석상을 유심히 살펴 볼 때 뒤에서 판이
다음 날 아침, 오필리아가 두 번째 임무를 보기 위해 책을 펼치고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알려달라고 묻자 책이 자궁 모양으로 피로 물들더니, 카르멘의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어 하혈까지 한다. 카르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임무를 수행하지 못 하고 있는 오필리아 앞에 판이 나타나 두 번째 임무의 수행을 재촉한다. 오필리아가 "어머니가 아프다"며 할 수 없다고 하자 판은 만드레이크[17] 의 뿌리를 주며 이것을 우유에 담가 카르멘의 침대 아래에 놓고 매일 신선한 피 두 방울을 주라고 한다. 또한 두 번째 임무 수행에 도움을 줄 요정 3마리와 모래시계를 주면서, 그 장소에 차려진 진수성찬을 절대 손대선 안된다며 경고를 한다. 그곳에 잠들어 있는 포악한 놈은 인간이 아니며 자칫하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덧붙인다.
오필리아는 남몰래 판의 지시를 따랐고 덕분에 카르멘의 증상이 주치의도 놀랄 정도로 호전되자 오필리아는 다시 책을 보며 두 번째 임무를 보는데, 바로 아이를 잡아먹는 괴물[18] 이 있는 방에 가서 칼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오필리아가 판이 준 분필로 문을 그려서 들어간 방 안에는 괴물이 진수성찬이 차려진 식탁을 앞에 두고 잠든 채로 있었다. 방의 벽에는 괴물이 아이들을 잡아먹는 장면의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괴물이 아이들의 배에 칼을 꽂아 관통시키거나 두 손으로 잡고 산 채로 하나씩 잡아먹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림 속의 아이들은 자비를 구걸하고 있는데, 이는 괴물이 아이를 살려보낼 생각이 전혀 없을 정도의 잔인한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또 옆에는 잡아먹힌 아이들의 신발과 옷이 무더기로 쌓여있다. 희생자 아이들의 신발은 모양과 색이 가지가지가 아니라 모두 똑같이 생겼는데, 그 구도와 형태가 아우슈비츠에 전시된 희생자들의 신발더미와 똑같다. 즉, 감독의 의도에 맞추어 해석하자면 이 괴물은 어른들의 탐욕이 뭉쳐져 만들어진 파시즘 그 자체다.
오필리아는 열쇠로 돌벽을 열어 칼을 챙겼고 무사히 임무를 완수하는... 듯했지만, 굶어서 배가 몹시 고픈 상태였기 때문에 그 방의 식탁 위에 있는 진수성찬에 결코 손을 대선 안 된다는 판의 지시를 무시하고 포도알에 손을 대려 한다.[19] 요정들이 황급히 앞을 가로막고 손사래를 치지만 인상을 찡그리며 날파리 쫓듯 손바닥으로 부채질을 하고는 두 개를 집어먹고 요정들은 절망한다.[20] 그러자 괴물이 깨어났고 오필리아와 함께 온 요정 셋 중 둘은 괴물이 다가오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추려고 정신 없게 괴물의 주위를 날다가 그만 뜯어먹히고 만다.[21][22]
어린 아이 울음 소리를 내며[23] 자신을 쫓아오는 괴물을 보고 기겁한 오필리아는 유일하게 살아남은 요정과 함께 가까스로 도망쳐 나온다. 오필리아가 포도를 먹느라 시간을 끌어서 그런 건지 모래 시계의 모래가 이미 아래로 다 떨어져버려서 문이 닫혀버렸고, 하는 수 없이 새로 문을 그리다가 분필이 부러졌으며, 다시 그린 문은 천장에 달려 있어 의자 등받이를 딛고 올라가야 했다. 괴물이 천장에 매달린 오필리아의 발을 잡으려다 간발의 차로 놓쳤는데, 눈이 손바닥에 있어 쫓아오다가 몇 번 멈춰 팔을 뻗어 앞을 보느라고 지체했기에 가까스로 탈출이 가능했던 것이다.[24]
요정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판은 규칙을 어긴 것에 대해 오필리아에게 화를 내더니 "당신은 절대로 지하 왕국으로 돌아가지 못 할 것이고 이 세계의 인간들처럼 늙어서 죽게 될 것입니다!"라며 그녀의 눈 앞에서 사라진다.
한편 메르세데스는 숲속에서 게릴라군의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남동생 페드로와 긴밀히 내통하여 비달의 계획을 방해한다. 사실 메르세데스뿐만 아니라 카르멘의 주치의도 게릴라군의 일원으로서 첩자 노릇을 하고 있었다. 주치의는 메르세데스와 함께 몰래 숲으로 가서 부상자를 치료하고 빼돌린 항생제와 다른 보급품을 전달해준다. [25] 그리고 다음 날 게릴라군은 비달의 처소와 진지를 습격한다. 이때 창고도 털어갔는데 자물쇠가 부서지지 않고 깔끔하게 열린 모양이었기 때문에 비달은 창고 열쇠를 갖고 있는 메르세데스가 첩자임을 알게 된다.
비달 역시 이에 대한 반격으로 숲 근처의 게릴라군을 잔인하게 죽이고 게릴라군의 일원을 사로잡아 혹독하게 고문한 끝에 첩자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26] 비달은 고문으로 폐인이 된 게릴라군을 치료한 뒤 다시 심문할 생각으로 주치의를 불러들인다. 이때 주치의의 가방에 들어있는 항생제 앰플이 게릴라들이 갖고 있던 것과 같다는 것을 확인하고 주치의가 반군을 돕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비달은 방에서 앰플을 비교하여 확인을 마친 뒤, 곧장 카르멘의 상태를 확인하러 간다. 그때 오필리아가 카르멘의 침대 아래에 놓은 만드레이크의 상태를 확인하러 갔는데 만드레이크를 그만 비달에게 들키고 만다. 만드레이크의 뿌리를 보고 경악한 비달이 그것을 빼앗아 내팽개치려 하자 오필리아는 "판이 그러라고 했다"며 울먹인다. 그런 오필리아에게 비달은 "동화만 보더니 완전히 미쳤다!"고 화를 낸다. 결국 카르멘이 일어나 자기가 딸을 혼내겠다며 비달을 내보낸다.
비달은 카르멘의 상태가 비교적 안정된 상태임을 확인한 후에 게릴라를 고문하던 창고로 돌아간다. 주치의는 게릴라 포로의 요청을 받아들여 약물로 그를 안락사시킨 뒤였다. 비달은 분노하면서도 정말 납득하기 힘들다는 듯이 저쪽에 붙는 것보다 자신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어째서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하느냐며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묻는다. 그러자 주치의는 "아무런 의문 없이 오로지 복종만을 위한 복종을 하는 것은 당신 같은 족속이나 가능한 일이오, 대위"라고 당당히 말하고는 고문실을 박차고 나간다.[27] 적반하장도 유분수인 비달은 자신에게 등을 돌려 떠나는 주치의의 등에 권총을 뽑아 쏘아버리고, 가슴에 총을 맞은 의사는 고통스러운 듯 몇 걸음 걸어가다 사망한다.해당 장면
모녀만 남겨지자 카르멘은 오필리아에게 "현실은 차가우며 동화 같은 건 없다"면서 오필리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만드레이크의 뿌리를 끝내 불에 던져 태워버린다. 그러자 여지껏 잠잠하던 만드레이크 뿌리가 불에 타며 고통스런 비명을 질러댄다.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카르멘의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되어 진통이 시작된다.
하녀들이 소식을 비달에게 알리자 비달은 급한 대로 군의관을 불러들이고, 그녀는 군의관의 집도하에 비달의 아들을 출산한 직후 사망한다. [28] 아내가 죽고 의붓딸이 슬퍼하는데도 비달은 자신의 아들에게만 신경을 쓰는 냉담함을 보인다.
카르멘의 장례식이 끝나자 메르세데스는 비달이 자신의 정체를 눈치 챈 것을 알고 오필리아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온다. 오필리아는 "혼자 남겨지기 싫다, 데려가달라"고 호소하고 오필리아를 동정한 메르세데스는 오필리아까지 데리고 야반도주를 하려다 붙잡히고 만다. 비달은 오필리아를 방에 가두면서 "누가 애를 구하러 오면 애부터 죽여라"라고 명령하고 메르세데스는 고문으로 취조하려고 결박해둔다.
하지만 그가 방심한 사이 메르세데스는 언제나 앞치마의 상단부를 말아접어 지니고 있던 식칼[29] 로 결박을 풀고 그를 찔러 제압하고는 "오필리아를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비달의 입에 칼을 넣어 왼쪽 뺨까지 찢는 큰 상처를 남기고 도주한다. 숲속으로 도망간 메르세데스는 비달의 명을 받은 그 부하들에 의해 곧 포위되지만 때마침 페드로가 이끌고 온 게릴라군이 비달의 부하들을 사살하고 그녀를 구출한다.
비달은 입가에서 뺨까지 난 찢어진 상처를 손수 실로 꿰메고 거즈를 붙인 뒤 진정제로 쓰기 위해 상비한 브랜디를 마신다. 그러나 꿰맨 뺨의 실밥 사이로 브랜디가 다 새어나와 거즈가 젖고 알코올 성분 때문에 본인도 고통스러워한다.[30]
그 날 밤 방에 홀로 갇혀 슬픔과 외로움에 빠진 오필리아 앞에 판이 다시 나타나 그녀에게 마지막 기회를 줄 테니 갓 태어난 남동생을 미로까지 데려오라고 한다. 첫번째 임무를 완수했을 때 오필리아가 석상에 그려진 아기에 대해 질문했는데, 바로 남동생이었던 것이다. 오필리아는 몰래 비달의 방에 들어가 비달의 술잔에 주치의가 카르멘에게 줬었던 약을 다량으로 넣고 아기를 안은 채 조용히 나가려했으나 공교롭게도 게릴라군이 들이치며 낸 폭격 소리에 비달에게 들켜버리자 곧바로 도망친다.
페드로가 이끄는 게릴라군이 계속 들이닥쳐 수류탄이 터지고 곳곳에서 교전이 벌어지며 수적 열세에 밀린 부하들이 죽어가는 상황인데다 진정제 때문에 비틀거리면서도 비달은 자기 아들을 안고 도주하는 오필리아만을 쫒아간다.[31] 그 직후에 허겁지겁 저택으로 진입한 메르세데스와 게릴라군은 제일 먼저 오필리아부터 찾지만 그녀의 방엔 분필로 그려진 문만이 있을 뿐 아무도 없었다. 판의 도움으로 오필리아는 추격전 끝에 가까스로 비달을 따돌리고, 숲 속의 미로에서 기다리고 있던 판은 오필리아가 두 번째 임무에서 가져온 칼을 들고 지하 세계의 문을 열려면 죄 없는 사람의 순결한 피가 필요하니 아기의 피를 뿌려야 한다며 오필리아에게 남동생을 달라고 재촉한다.[32] 판은 피 한 방울이면 충분하다며 설득하지만 남동생을 해칠까봐 걱정된 오필리아가 끝까지 거부하자 "정 그렇다면 공주님 뜻대로 하십시오."란 말을 남기며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33]
오필리아에게 다가온 비달은 그녀의 품에서 자신의 아들을 빼앗자마자 그녀를 무자비하게 총으로 쏴 버린다.[34] 그리고 유적 한가운데 쓰러져 피를 흘리는 오필리아를 방치한 채 아들을 품에 안고 숲 밖으로 나온다. 그러나 숲을 나오자마자 메르세데스가 이끌고 온 게릴라군과 마주치게 된다.
살기등등한 그들이 이미 자신의 부하들을 모두 전멸시켰으며 자신 역시 죽게 될 것임을 알게 되자 비달은 메르세데스에게 아기를 건네주며 "내 아들이다. 내가 죽거든 그 아이에게 내 이름과 내가 죽은 시간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하며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시계를 꺼낸다.[35] 하지만 메르세데스는 "아니, 이 아이는 너의 이름도 모를 것이다."라고 냉정히 되받아친다. 그 직후 페드로가 비달의 얼굴에 총을 쏴 비달을 사살한다. 총알이 비달의 오른쪽 뺨을 통과하자 비달의 눈이 붉어지는데 이 역시 비달이 뺨의 상처를 손수 꿰매는 씬과 더불어 끔찍하면서도 리얼한 씬으로 꼽힌다.
직후 메르세데스는 아기를 품에 안은 채 페드로와 함께 미로로 들어가 오필리아를 찾는다. 그러나 너무 늦은 탓인지 오필리아는 죽어가는 상태였고, 메르세데스는 눈물을 흘리며 오필리아에게 허밍으로 자장가이자 영화의 첫 신에서 흐르던 그 음울한 노래를 불러준다. 이때 오필리아의 피가 미로의 안으로 떨어지는 연출이 나온다. 이 장면은 영화의 맨 시작에 나왔는데, 오필리아의 죽음은 결국 맨 처음부터 예정된 것이었다.
화면이 바뀌며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오필리아를 누군가가 부른다. 오필리아가 눈을 뜨자 눈 앞에는 휘황찬란한 왕궁의 모습이 있었고 상처도 없이 멀쩡하고 옷과 구두도 바뀌어 있었다. 오필리아의 순결한 피가 미로의 지하에 떨어지자 정말로 지하 세계의 문이 열린 것. 그곳에선 공주의 아버지인 지하 왕국의 왕과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는 왕비, 그리고 판을 비롯한 백성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고, 왕은 남의 피를 희생하는 대신 자신의 피를 흘리는 것이 마지막 가장 어려운 시험이었다며 그녀를 칭찬하고 판과 다른 백성들도 모두가 오필리아를 크게 반겨준다.
다시 화면이 바뀌어 미로 한가운데에 쓰러져 있던 오필리아는 결국 죽게 되고, 메르세데스는 안타까움과 비통함으로 오열한다.
"그렇게 공주는 지하 왕국으로 돌아갔고, 정의와 온화함으로 평화롭게 왕국을 다스리니 온 백성이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가 지상에 남긴 작은 흔적들은 어느 곳을 보아야 하는지 아는 자에게만 보인다고 한다."라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동시에 잔뜩 시든 무화과 나무의 가지에 꽃 하나가 피면서[36] 영화가 끝난다.
6. 해석[편집]
이 작품을 보고 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은 과연 오필리아가 본 그 모든 것이 혼자만의 환상이었는지, 아니면 실제 일어난 일이었는지, 혹은 판타지가 전부 실제였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가 실제였는지에 대한 문제다. 작중 초현실적인 장면들은 이야기책을 좋아했던 오필리아가 상상했던 장면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크게 생각할 것 없이 영화 내용 자체로만 보자면 마지막 내레이션에서 진짜 있었던 일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해주었으니 엔딩은 오필리아가 자기 희생으로 시험을 통과해 지하왕국에 돌아가게 되어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래 내용들 외에도 수많은 떡밥과 상징적인 모양, 숨겨진 의미들이 있기에 완벽하게 정해진 답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영화에서 현실과 환상을 교차시키면서도 중간중간 겹치게 만듦으로써 관객들 스스로가 원하는 답을 선택하도록 유도했으므로 어느 쪽을 믿을지는 관람객의 몫이다. '진실은 어느 곳을 보아야 하는지 아는 자에게만 보인다'고 영화를 매듭짓는 내레이션을 보면 감독이 열린 결말을 유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감독인 델 토로 자신이 영화에 삽입한 '진짜였다'는 근거는 마지막 엔딩의 꽃, 비달의 방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인 분필로 그린 문과 미로에서 비달을 따돌린 장면이라고 한다.
- 오필리아의 심리
- 비달 대위의 강박관념
비달 대위의 또 다른 강박증은 아들에 대한 집착인데, 줄거리에 설명되어있듯이 1.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아들이라 지레짐작하고,[42] 2. 아들은 반드시 아버지가 있는 곳에서 태어나야 하며, 3. 아들은 아버지가 죽은 시각을 알고 기억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본인의 아버지에 대한 컴플렉스가 대를 이어 내려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신의 혈육인 아들을 중시하는 것이 도를 넘어 혈연이 아닌 오필리아는 당연히 냉대, 카르멘은 사랑하는 아내가 아니라 그저 아들 낳는 도구 취급이다. 아내와 의붓딸뿐만 아니라 산장 전체에서도 비달 대위와 권위에 의지한 군림이나 아첨/아부가 아닌 인간적인 관계로 맺어진 인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가업과 성씨를 이어 나가는 데 해당이 안 되는 아내, 수양딸 같은 여성에게는(카르멘의 전 남편이 공화파였다는 가정 하에) 정복의 대상물 겸 자식 생산 수단이란 점 외에는 아예 관심도 없고, 그나마 그 아들이란 존재도 잔술한 가업과 대를 있는다는 지극히 가부장적인 조건하에서만 관심과 애정의 대상이며, 이런 뚜렷한 목적 외의 따뜻한 가정 생활, 가족에 대한 애정이란 불필요한 '나약함'으로 치부하고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를 집안에 까지 끌고 들어와서 가정에서도 병영에서도 폭군으로 군림하는, 마치 파시스트 가부장적 권위주의 인간상을 캐릭터 하나로 몰아 넣은듯한 인물이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이러한 비달 대위의 묘사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본인이 어린 시절에 반군국주의 성향의 스페인 공화파 망명객들을 통해 듣고, 훗날 직접 공부하여 알게 되며 간접 체험한 치열한 현실 고발적 역사 의식에 기반해 있다.
극중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은 오필리아의 경험을 관객들이 진실로 받아들일지, 환상으로 해석할지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는데, 환상적인 사건들(판, 요정, 두꺼비, 식인괴물 등이 등장하는 장면)은 공교롭게도 언제나 오필리아가 혼자 있을 때만 나온다. 그리고 현실의 상황이 오필리아에게 안 좋게 돌아갈수록 환상 역시 기묘하게도 오필리아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또는 그 반대로도) 볼 수 있다. 현실 vs 망상에 관련된 떡밥들을 간추리자면 다음과 같다.
- 지하세계로 통하는 문에 그려져 있는 오필리아와 아기
- 석상에서 나온 벌레를 보고 요정이라 하는 장면
- 분필로 통해 이동하는 장면
- 아이를 잡아먹는 괴물
오필리아가 바라보는 환상 속 세계 전반은 스페인 공화국이 존재했을 때의, 혹은 계속 이어졌다면 볼 수 있는 일견 이상적인 세계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아이를 잡아먹는 괴물은 스페인 공화국 하에도 여러 사회문제가 존재했거나 아니면 각종 적색테러 등을 시사함으로써 그 환상 세계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라는 의미를 보여주기도 한다.
- 쫓기는 중에 벽이 갈라져 비달을 따돌리는 장면
- 만드레이크의 뿌리
- 지하세계의 두 인물
- 책
- 전쟁
- 결말
일단 영화의 끝에 가서 밝혀진 최종 시험은 오필리아의 자기희생이었으며 그로 인해 지하세계의 공주로 복귀할 수 있었다고 나오는데, 영화에서 나왔던 여러 장면들을 위에 해석하여 나열해놓은 것처럼, 이 이야기는 진실/환상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영화든 간에 결말을 판단하기 위해선 감독의 의도, 즉 이야기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와 의미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한다. 판의 미로라는 영화는 어린 아이의 망상과 상상으로 끝날 뿐인 괴로운 현실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잿더미 위에서도 분명한 희망/진실은 존재한다고 알리고 싶었던 것인지, 관객 스스로의 해석에 달려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스페인 근현대사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엄마 카르멘은 비달로 대표되는 국민진영에 정복당한 동화 같은 환상은 이제는 믿지 않는 스페인 그 자체, 혹은 제2공화국 시기를 보낸 무기력한 기성세대, 진짜 아빠[49] 는 공화진영, 의사는 계급적으로는 국민진영에서 살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념적으로는 민주주의에 대한 이상을 간직하고 그걸 호소할 수 있는 중산층, 전문직, 지식인. 오필리아는 아직 살아는 있으나 50년대를 지나 결국에는 소멸당할 운명의 제2공화국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는 이들과 그 복고에 대한 희망, 오필리아가 보는 동화 속 세계에서 판이 주는 첫 번째 시험은 제2공화국의 다 잘 될 것만 같았던 정부 수립 초기,[50] 두 번째 시험은 환상적이긴 하되 사실 알고보면 절대 이상적이지는 않았던 제2공화국의 실상[51] , 세 번째 시험은, 빡센 고난에도 불구하고 미래로 전해지는 제2공화국 자체의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비달과 카르멘의 아들이 중요한데, 비록 프랑코 정권의 후예라는 딱지는 달고 있지만 어찌되었건 왕정복고와 민주주의를 이루어낸 미래세대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52] 순수한 피를 바치고 오필리아가 희생된 것은 어찌되었건 순수한 피를 대가로 큰 틀에서 제2공화국의 이상만은 실현된(혹은 왕국의 공주로 복귀하는) 미래를 의미할 수도 있고, 사실은 오필리아의 몽상으로 아이는 살렸으되 자기는 죽은 개죽음으로 볼 수도 있다.[53]
7. 평가[편집]
이보다 깊고 슬픈 동화를 스크린에서 본 적이 없다.
끔찍하면서 눈부시고 끝내 가슴이 미어지는
- 박평식(★★★☆)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을 대표하는 작품이자 많은 평론가들이 그의 최고작으로 꼽는 걸작이다. 2006년 칸 영화제에서 첫 상영되었을 때[55] 22분간 기립박수를 받은 일화는 유명하다[56] . 토론토 국제영화제 초연 시에도 기립박수를 받았다. 최고의 판타지영화로 불리는 반지의 제왕을 제치고 장르 내에서 최고라는 타이틀을 가져가는 경우도 상당하다.
로튼 토마토 95%, 메타크리틱 98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임지를 비롯한 주요 매체가 2006년 최고의 영화 내지는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았으며 로저 이버트는 "역대 최고의 판타지 영화"라는 평가와 함께 4/4의 별점을 주었고 자신의 가장 위대한 영화 리스트에도 등재했다. 2010년 엠파이어지는 "동화, 파시즘에 대한 비판, 호러, 판타지, 기묘하게 아름답지만 병적인 이야기, 이 영화를 어떤 시각으로 읽든 이 뒤틀린 걸작은 척 노리스도 때려눕힐 만한 감성의 펀치를 선사한다"는 말을 덧붙여 역대 최고의 영화 100선 중 5위로 선정했다. 이동진은 "이보다 깊고 슬픈 동화를 스크린에서 본 적이 없다"는 평가와 함께 10점 만점에 10점을 주었고, 2010년 기준 IMDb에서 21세기 영화들 중 평점이 가장 높은 20개의 작품을 자신의 평가순대로 배열했을 때 이 영화를 1위로 뽑았다.
8. 수상[편집]
- 79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노미네이트 / 미술상, 촬영상, 분장상 수상
- 멕시코 아리엘 어워드 작품상 포함 9개 부문
-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비영어 영화상 포함 3개 부문
- 스페인 고야 어워드 7개 부문
- 전미비평가협회상 최우수 작품상
- 스페이시 어워드 최우수 작품상
- 콘스텔레이션 어워드 최우수 SF 영화, TV, 또는 미니 시리즈 상
- 판타스포르토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 벨기에 영화 평론가 조합 그랑프리
9. 흥행[편집]
9.1. 대한민국[편집]
9.2. 북미[편집]
10. 한국 배급사의 낚시 논란[편집]
#예고편 영상
2006년 11월 30일 한국 개봉시 배급사인 프라임 엔터테인먼트가 이 제목에다가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라는 의문의 부제를 붙여놓고[58] , 글씨체도 지극히 디즈니스러운 아동용 판타지 내지는 모험물처럼 보이게 바꿔놓았다. 즉, 15세 이상 관람가인 이 영화를 판타지 가족영화인 것마냥 선전한 것이다. 그래서 가족 단위로 왔던 사람들이 그 잔혹한 내용에 관람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었고, 아이들이 울면서 영화관을 뛰쳐나간 적도 있다.
게다가 개봉 당시는 해리 포터와 불의 잔(2005년),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2006년) 등이 히트한, 소위 할리우드-디즈니계 판타지 블록버스터 전성기의 끝물이었다.[59]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포스터만 보고선 이 영화를 당연히 해리 포터나 나니아 연대기, 캐리비안의 해적 등의 꿈과 희망이 넘치는 권선징악형 동화계 판타지물로 착각한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아이들은 물론이거니와 판타지를 좋아하던 청소년 및 20대들 역시 관람 중 큰 충격을 받았다.[60] 그 때문에 불매운동을 하자는 사람들까지 있었을 정도이다.
그래도 한국에서 아주 망한 건 아니다. 한국에서 흥행이 아주 망했다고 많이 알려졌는데 이 영화 한국 개봉흥행은 전국 관객은 53만명. 델 토로 감독 영화가 한국에서 대박을 거둔 것도 당시만 해도 없었고 헬보이나 크로노스 등등 매니아들에게 호평을 받았을 뿐. 게다가, 할리우드도 아닌 스페인-멕시코 영화라는 걸 생각하면 오히려 저런 낚시성 홍보 덕분에 선전했다는 평도 있을 지경이다.
흥행은 꼭 나쁘지 않았지만, 낚시질 같은 저 포스터와 홍보는 정말로 엄청 욕을 먹었으니 이처럼 배급사가 잘못된 홍보를 했던 게 문제였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에서는 가족영화로 낚시질 하느냐 뭐냐며 평도 그다지 좋지 않다. 네이버 등에서 평점이 낮은 이유도 이러한 잘못된 마케팅에 낚인 사람들의 화풀이식 1점 몰표 때문이다. 단기간에 관객몰이를 위해 작품성을 무시하고 벌인 이기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되려 망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배급사로선 자업자득인 셈이다. 그래도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가고 몇년이 지난 지금, 영화의 가치를 알아본 많은 사람들이 후한 평점을 주고 있다.
한국에서만 이런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 홍보했을 때도 스페인 내전이 배경이라는 건 싹 감추고 판타지 부분만 광고하는 건 흔히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한국처럼 낮은 등급으로 개봉되었는데 프랑스의 심의 기준이 세계적으로 관대한 편임을 감안해야 한다. 웬만큼 잔인한 영화도 12세 등급을 받으니 말이다. 그 외에도 일본, 아이슬란드 등의 국가에서는 12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되기도 했다.
문서 최상단에 있는 2019년 재개봉판 포스터의 경우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라는 부제는 유지하고 있지만 포스터는 다행히도 홍보 문구에 '잔혹한 판타지 세계'라고 명시하고, 제목도 붉은색으로 바꾸는 등 한층 섬뜩한 분위기를 가미해 아동용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11. 한국어 더빙 방영[편집]
2008년 12월 26일 KBS 명화극장에서 한국어 더빙판으로 방영되었다. 2009년 12월 24일에 성탄특선으로 한번 더 방영했다.
성우진은 다음과 같다.
- 이선 - 오필리아(이바나 바쿠에로)
- 강구한 - 비달 대위(세르기 로페즈)
- 차명화 - 멜세데스(마리벨 베르두)
- 배정미 - 카르멘(아리아드나 길)
- 안종국 - 판(더그 존스)
- 김창주 - 페레이로 박사(알렉스 앙굴로)
- 성창수 - 세레노(세자르 베라) / 노인(치초 캄필로)
- 류다무현 - 가르세스(마놀로 솔로) / 해설(파블로 아단)
- 김혜주 - 요리사(페파 페드로체)
- 최창석 - 페드로(로제 카사마오르)
- 최하나 - 요리사(롤라 게토)
- 박영재 - 노인의 아들(마일로 타보아다)
12. 기타[편집]
판의 이름의 Pan은 사실 Faun이며, 본래 제목을 영어로 번역하면 "Faun's Labyrinth"이다. 하지만 델 토로는 다른 단어인 아기 사슴(Fawn)과 비슷한 단어인 Faun 때문에 영어를 쓰는 관람객들에게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로 인해 영화의 제목의 Faun 대신 Pan이라고 바꾼 것. 출처 다만 라틴어 유래 언어가 아닌 그리스어 형태로는 PAN이 맞는다.
기예르모 델 토로는 멕시코인이고 판의 미로는 멕시코에서 만든 영화다. 델 토로가 전작 악마의 등뼈에 이어 이 작품에서도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이유는 멕시코와 스페인이 같은 스페인어권인 것 외에도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스페인 내전 당시 소련과 함께 공화파(반파시스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몇 안 되는 나라[61] 로, 내전 와중에는 공화파 인사들이 자신들의 자녀들을 멕시코로 피신 시켰고 내전에서 패배한 공화파들이 대거[62] 이주해 망명정부를 수립하기도 했다. 이 정부는 1976년까지 지속되었다. 또한 이렇게 멕시코로 넘어온 스페인 망명객 중 지식인이나 예술인들이 많아서 멕시코 영화 발전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델 토로가 존경하는 루이스 부뉴엘이 가장 유명하다.
나의 모국인 멕시코는 스페인 내전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나처럼 영화를 만들고 싶어했던 아이들 중에는 스페인 내전 이후 멕시코로 망명해온 가족의 아이들이 많았고, 내게 아버지와도 같았던 이도 스페인의 망명자였다. 스페인 내전은 1930년대에 일어났지만 그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많은 가정이 아버지와 아들을 잃었고, 형제가 형제를 살해했다. 스페인 내전은 잔인한 방식으로 가족을 파괴했던 것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
델 토로는 이외에도 자신에게 영향을 준 작품으로 1973년작 스페인 영화 벌집의 정령을 언급했다.출처 프랑코 정권 치하에 나왔던 해당 작품은 아동 영화라는 구실로 검열을 피해서 교묘하게 프랑코 정권의 권위주의와 인권탄압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진 작품이다.
판의 미로는 델 토로가 어린 시절부터 20년에 걸쳐 노트에 적은 낙서들과 아이디어 및 그림을 정리한 것으로, 그의 라이프워크라고 할 만한 작품이다. 어린 시절의 꿈에 나온 "염소뿔을 가진 남자"를 모티브로 그의 경험과 영향받은 요소들이 녹아있다. 예를 들어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프란시스코 고야의 그림들, 아서 매컨의 "위대한 목신 판"에 등장하는 불길한 이미지 같은 것들. 종교적인 영향은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는데, "타인을 위한 자기희생이 곧 자신의 구원"이라는 메시지에서 기독교적 영향을 읽어내려 하는 평론가들에게 "내가 보기에는 지극히 불경스러운 영화"라며 반박한 바 있다.[63]
제작비나 스케줄이 풍족하지 않아 상당히 빡빡하게 만들어진 영화라고 한다. 시간이 12주밖에 없었기 때문에 밤낮으로 일해야 했고 일주일에 3kg씩 빠졌다고 한다. 깨알 같은 마이클 무어와 피터 잭슨 드립
오필리아 역을 맡은 이바나 바케로는 1994년생으로 7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한 아역배우다. 판의 미로 촬영 당시에는 11세로 델 토로 감독이 설정한 오필리아보다 나이가 다소 많고 곱슬거리는 머리 등도 델 토로가 생각하던 오필리아 이미지와 약간 달랐지만 첫 대본 리딩에서 델 토로의 아내와 카메라맨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어 캐스팅되었다. 귀엽고 똘망똘망하지만 남모르는 깊은 슬픔에 젖은 느낌의 오필리아 역을 훌륭하게 소화하면서 각종 영화제에서 11회 노미네이트되어 6개의 상을 수상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샨나라 연대기에서 에레트리아 역으로 출연하는 등 여전히 스페인에서 배우로 활동 중이다. 성장하면서 전체적인 인상이 바뀌긴 했지만 역변했다고 화재가 되는 타 아역배우들과는 다르게 어린 시절의 이목구비가 많이 남아있는 편이다.#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에 나오는 곡 메르세데스의 자장가(Nana de Mercedes, 나나 데 메르세데스).
메르세데스 역을 맡은 마리벨 베르두는 이 영화의 프로듀서중 한명인 알폰소 쿠아론의 이 투 마마에 출연했다. 쿠아론이 델 토로한테 추천해 준 모양.
2016년 크라이테리온 콜렉션에서 10주년 기념 블루레이를 출시했다. 새로 그린 일러스트가 표지와 2k 디지털 마스터, 10주년을 기념해 새로이 제작된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그외에 잉크하트 원작자 코넬리아 푼케가 진행하는 인터뷰도 수록되어 있다. 리뷰가 떴는데 기존판보다 화질 개선이 이뤄졌다고 한다.
이후 2019년에는 앞서 언급된 코넬리아 푼케와 콜라보하여 소설판이 출간됐고 2023년 국내에도 정발되었다.